여기서는 마찰력이 거의 무시할 정도로 작은 고도 1.5km 이상에서 부는 바람과, 마찰력이 매우 중요하게 작용하는 지표면 근처의 바람에 대하여 살펴보기로 하자.
직선풍과 지균풍
상승의 바람은 등압선과 나란하게 분다. 등압선이 비교적 직선에 가깝고 간격이 거의 일정하다면, 바람은 등압선에 나란하게 직선으로 분다. 지균풍(geostrophic wind)이라고 불리는 이 현상은 전향력(CF)과 기압경도력(PGF)이 균형을 이루는 상태에서 발생한다.
위 그림은 어떻게 지균풍이 형성되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초기에 공기는 정지하고 있으며, 기압경도력은 기압이 높은 그림의 아래쪽에서 기압이 낮은 위쪽으로 향하고 있다. 이때 공기는 정지하고 있으므로 전향력은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않는다. 기압경도력에 의하여 공기는 저기압 쪽으로 운동하도록 가속을 받게 된다. 운동이 시작되면, 전향력이 작용하기 시작하여 북반구에서는 운동 방향을 오른쪽으로 휘게 한다. 공기가 가속됨에 따라 전향력도 강해진다.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전향력은 운동의 속력에 비례하기 때문에, 풍속이 커질수록 더욱 오른쪽으로 휘게 된다.
마침내 바람은 등압선과 나란한 방향으로 불게 되고, 그림에서 볼 수 있듯이 기압경도력은 전향력과 균형을 이루게 된다. 균형이 유지되는 한 바람은 일정한 속력으로 등압선에 나란한 방향으로 분다. 다른 말로 하면, 가속하지도 감속하지도 않는 상태로 등압선을 따라 운동한다.
이와 같은 이상적인 조건에서. 기압경도력과 전향력은 서로 반대 방향으로 작용하며 두 힘의 크기는 정확히 같은데, 이를 지균균형이라고 한다. 지균풍은 등압선을 따라 거의 직선으로 불며. 속력은 기압경도력에 비례한다. 등압선이 조밀할수록 지균풍은 강하고, 등압선의 간격이 멀수록 약하다.
중요한 것은, 지균풍은 상층에서의 바람을 근사적으로 나타낸 것으로서 이상적인 조건에서만 존재한다는 것이다. 실제 대기에서 등압선은 직선이 아니며, 간격이 일정하지도 않기 때문에, 바람은 지균풍과 정확히 일치하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지균풍 모델은 상층의 바람에 대한 매우 유용한 근사로 사용된다. 기상학자들은 상층의 기압장을 측정함으로써(등압선의 방향과 간격). 바람의 방향과 크기를 알아낼 수 있다.
<보이스 발로트의 법칙>
앞에서 본 것처럼, 풍향은 기압 패턴과 직접적으로 관련되어 있다. 그러므로 바람의 방향을 알면 대체적인 기압 패턴을 추정할 수 있다. 바람과 기압의 직접적인 관련성은 네덜란드의 기상학자인 보이스 발로트(Buys Ballot)에 의해 1857년에 최초로 제시되었다. 보이스 발로트의 법칙(Buys Ballot's law)에 의하면, 북반구에서 바람을 등지고 서 있는 경우, 저기압은 왼쪽에 고기압은 오른쪽에 위치하고 있다. 남반구에서는 이와 정 반대가 된다.
비록 보이스 발로트의 법칙이 상층의 대기에 잘 적용이 되기는 하더라도, 지상 근처의 바람에 적용할 때는 주의가 필요하다. 지상에서는 마찰력과 지형이 있기 때문에 이러한 이상적인 법칙은 수정되어야 한다.
지상에서는, 바람을 등지고 서 있을 경우 시계 방향으로 30°를 회전해야만, 저기압이 왼쪽에 고기압이 오른쪽에 위치하게 된다.
요약하면, 수 킬로미터 이상의 상층에서는 바람이 지균 균형을 이루고 있다. 즉, 바람은 등압선과 나란한 방향으로 불고 바람의 크기는 기압경도력으로부터 계산할 수 있다. 등압선이 곡선을 이루는 경우에는 지균풍과 실제 바람은 일치하지 않는데, 이에 대해서는 나중에 알아보기로 하자.
곡선의 흐름과 경도풍
일기도를 보면 등압선은 직선이라기보다는 완만한 곡선의 형태로 되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때때로 등압선은 저기압 또는 고기압의 닫힌 둥그런 곡선을 이룰 때도 있다. 따라서 상층에서는 직선으로 부는 지균풍과는 달리 고기압 또는 저기압 주위의 바람은 곡선의 등압선을 따라 분다. 이처럼 곡선의 등압선을 따라 일정한 속력으로 부는 바람을 경도풍(gradient winds)이라고 한다.
기압경도력과 전향력이 어떻게 작용하여 경도풍을 생성하는지 알아보자. 그림 A는 저기압 중심 근처에서의 경도풍을 나타낸다. 바람 이 불기 시작하면 코리올리 힘이 바람의 방향을 휘게 한다. 북반구에서는 코리올리 힘이 바람을 오른쪽으로 휘게 하는데, 그 결과 저기압에서는 시계 반대 방향으로 바람이 불게 된다. 그 반대로 고기압 주변에 서는 바깥쪽으로 향하는 기압 경도력이 안쪽으로 향하는 코리올리 힘에 의해 어느 정도 상쇄되어 결과적으로는 시계 방향의 바람이 발생한다.
이와 관련된 모식도를 그림 B에 나타내었다.
남반구에서는 코리올리 힘이 바람을 왼쪽으로 휘게 하기 때문에 위에서 설명한 바람의 방향이 북반구와는 반대가 된다, 즉, 저기압 주변에서는 시계 방향의, 고기압 주변에서는 시계 반대 방향의 바람이 형성된다.
흔히 저기압을 사이클론이라 부르고 그곳에서 형성되는 바람을 저기압성 바람이라 한다. 사이클론의 유형과 수평 규모는 다양하다. 중위도 지방의 대규모 저기압 시스템은 날씨 변화의 주요 원인이 되는데, 중위도 저기압(또는 온대저기압>이라고 부른다. 다른 예로서는 온대저기압보다 규모가 작은 열대저기압(허리케인 또는 태풍)과 매우 작지만 강한 소용돌이 바람인 토네이도를 들 수 있다. 저기압성 바람(cyclonic Row)은 지구의 자전 방향과 같은 방향이다. 북반구에서는 반시계 방향, 남반구에서는 시계 방향의 바람이 분다. 고기압 중심은 흔히 안티사이클론이라 불리고, 고기압성 바람(anticyclonic flow) (지구 자전의 반대 방향)이 분다.
등압선이 완만하게 곡선을 이루고 기압이 낮은 부분을 기압골이라 하고, 기압이 높은 부분을 기압마루라 한다. 기압골 근처에서의 바람은 저기압성 바람이고, 기압마루에서는 고기압성 바람이 분다.
이제부터 저기압성과 고기압성의 경도풍을 일으키는 힘에 대해서 생각해 보자. 바람이 곡선을 이루고 있게 되면 바람을 일으키는 힘에 의해 풍속은 일정하게 유지되더라도 바람의 방향은 바뀌게 된다. 이것은 직선운동 하는 물체는 힘을 받지 않는 한 계속 직선운동을 하려 하는 관성의 법칙(뉴턴의 제1 법칙) 때문이다. 여러분들은 누구나 자동차가 급회전을 할 때 몸이 계속 곧바로 앞으로 나아가려고 하는 것을 경험하였을 것이다.
그림 A에서 보면, 저기압 중심에서 안쪽으로 향하는 기압경도력은 바깥쪽으로 향하는 전향력에 의해 상당 부분 상쇄되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바람 경로를 등압선과 나란히 곡선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안쪽으로 향하는 기압경도력이 코리올리 힘보다는 커야 한다. 그래야만 공기가 결국 안쪽으로 운동하게 된다. 공기가 안쪽으로 향하게 하는 힘을 구심력이라 한다. 다른 말로 하면 기압경도력은 직선운동을 하려 하는 공기를 중심 쪽으로 운동하게 하려는 코리올리 힘보다 강해야 한다. **
고기압성 바람에 있어서는 위에서 설명한 정반대의 현상이 벌어진다. 즉, 안쪽으로 향하는 전향력이 바깥쪽으로 향하는 기압경도력과 균형을 이루어야만, 공기에게 중심 쪽으로 향하는 힘을 가하게 하여 궁극적으로는 동심원 방향으로 회전하도록 한다. 그림에서 보면, 지균풍과는 달리 코리올리 힘은 정확히 기압경도력과 균형을 이루고 있지는 않다(화살표의 길이가 서로 다르다). 이러한 불균형은 곡선운동을 유지하게 하는 힘(구심력)을 제공한다.
**: 곡선운동 하는 공기에 있어서, 상층에서는 구심력이 중요하지만, 지상에서는 이보다 훨씬 강한 마찰력이 작용하게 되어 구심력은 상대적으로 덜 중요하게 된다. 따라서 지상에서는 토네이도나 태풍같이 아주 강한 회전운동을 제외하고서는 구심력을 무시할 수 있다.
지상풍
바람에 영향을 미치는 한 가지 요소인 마찰력은 지상으로부터 1.5km보다 낮은 곳에서는 매우 중요하다. 우리는 마찰이 공기의 운동 속도를 감소시킨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마찰력에 의해 운동 속도가 감소되면, 풍속에 비례하는 특성을 가진 전향력 또한 감소하게 된다. 그렇게 되면, 기압경도력은 풍속의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에, 전향력과의 균형이 깨어짐으로 해서 바람의 방향이 바뀌게 된다. 이 결과, 공기는 등압선을 가로질러 저기압 쪽으로 운동하게 된다.
지표의 거칠기는 등압선을 가로지르는 각도와 풍속에 영향을 미친다. 비교적 평활한 해양 표면에서는 마찰이 비교적 작으며, 공기는 등압선과 약 10° 내지 20°의 각도를 이루는 방향으로 운동하고 풍속은 지균풍의 약 2/3 정도가 된다. 지표가 거친 곳에서는 마찰력이 크며, 등압선을 가로지르는 각은 약 45° 정도나 되고 풍속은 지금 풍의 반 정도로 감소한다.
앞에서 배운 바에 의하면 마찰력이 약한 상층에서는 북반구의 저기압은 시계 반대 방향으로, 고기압은 시계 방향으로 등압선과 나란한 방향으로 분다. 마찰력이 작용하지 되면 공기는 등압선을 가로질러서 운동하는데, 등압선과 이루는 각도는 지표의 거칠기에 따라 변하지만, 분명한 것은 항상 고기압에서 저기압 쪽으로 운동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저기압의 경우, 마찰의 영향으로 공기는 중심 쪽으로 흘러 들어가게 된다. 고기압의 경우는 저기압과는 반대의 현상이 일어난다. 즉, 중심에서 바깥쪽으로 갈수록 기압이 낮아지며 공기도 중심에서 바깥쪽으로 흘러나가게 된다.
그러므로 지상저기압의 경우 공기는 시계 반대 방향으로 불어 들어가게 되며, 지상고기압의 경우 시계 방향으로 불어나가게 된다. 물론 남반구에서는 전향력이 바람을 왼쪽으로 휘게 하는 성질이 있으므로 북반구와는 반대의 현상이 일어난다. 즉, 지상고기압의 경우 시계 반대 방향으로 불어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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